낙동정맥19구간_산성고개_개금고개
산행일시: 2009.05.21(목)
날씨: 비(호우주의보)
주요구간 및 산행소요시간
산성고개(08:30)-전망대(09:55)-불웅령(11:10)-백양산(11:42)-애진봉(11:57)-삼각봉(12:27)-헬기장(130:03)-개금고개(13:50)
내리는 비마저 아름다운 5월도 이제 10일여....
아내는 채비를 준비해주며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말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긍정적인 세상이 되는 힘을 믿고 싶습니다.
저와 함께 생각하는 회원들 역시 모임 장소에 빠짐없이 나타나고,
고속도로를 달려 산성고개에서 커피한잔으로 산행을 준비합니다.
얼마전 학술지에서 커피가 운동중의 근육통증을 확연히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더군요
귀가 얇아서 억지로 한잔 하고.....
차에서 내리니 비가 내립니다.
남문마을로 가는 이정표를 지나고,
낙동산님들이 붙여준 '쩍바위'도 있네요..
역시 제2의 도시답게 정맥길 안내판도 설치해 두었고,
맑은 날이었으면 부산이 자랑하는 여러 절경들이 눈에 다 들어왔을텐데........
조심스럽게 꺼내 찍던 카메라가 모자에서 떨어진 물방울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노출, 보정기능들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다행히 자동모드는 촬영이 가능하네요....__!!
안개 속을 헤메임은 참으로 이상하다
덤불과 들은 모두 외롭고
나무들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다 혼자이다.....
헤르만 헤세의 시 한 구절이 떠오르는 날씨입니다.
좌측으로 “한국산 개구리 보호지역”이라고 적혀있는 안내판이 서있는 곳을 지나고,
정상에 돌탑과 함께 “불웅령 611M 녹청산악회”라고 적혀있는 정상표시석이 설치되어 있는 불웅령을 지납니다.
조금지나서 정맥 길은 90°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바위지대의 내리막 능선으로 이어지고,
방화선인지 넓은 안부를 지납니다.
가파른 오름길을 힘들게 올라서니 백양산인듯 비슷한 돌무더기가 나오고,
다시 또 여러개를 지나니
돌탑 위에 “白楊山 해발642m”라고 적혀 있는 정상표시석이 서있는 백양산이 얼굴을 보여주네요,
낙동의 산들은 쉽게 보여주는 곳이 한 곳도 없다고 생각되네요....
안개로 인해 조망역시 없습니다.
진행방향으로 바로 밑에 대형헬기장이 있는 애진봉(愛鎭峯)을 지나고,
훌륭한 부산의 조망을 대신하여
노고단에서나 볼 수 있는 운해를 우리를 위해 보여줍니다.
산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말씀을 실감합니다.
다만, 카메라가 젖어....이것은 나의 불찰이겠지요.....
긴 여정을 마치고 바다로 들어가는 낙동강이 보이네요,
이제 고유의 담백한 맛을 버리고 짜디짠 바닷물과 어울려야 합니다.
그러나,
측은하기 보다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은
충실히 살아온 과정이 아름다웠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도 해봅니다.
삼각봉(454m)에 도착합니다.
정맥 길은 삼각봉을 지나 조금 내려가 주례2동 방향의 내리막 능선으로 이어집니다.
잠시 길이 헛갈려 지체를 하고,
아래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정맥길이지만
쉽지 않은 코스입니다.
부산 시민의 운동하는 곳인 듯,
누군가 시계를 달아두었고,
시간도 얼추 비슷합니다.
참으로 많이 헤메고 찾아든 길에는
누군가 써두었네요,
낙동을 하면서 매번 느낀 것이지만,
지자체에서 표지판이라도 정비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헬기장을 지나고,
예비군 룬련장을 지나고 한무리의 회원들이 또다른 길로 접어들어 시간이 지체되고,
정작 필요한 구간에서는 시그널이없는 것이 아쉽더군요,
악천후로 인하여
모두들 옷이 젖고 신발에는 개구리소리가 자꾸들려
남은 구간을 다음
낙동정맥 졸업식으로 미룹니다.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