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15구간_죽령_벌재

산하강산 2010. 1. 25. 20:14

ㅇ. 일시 : 2010년 1월 23일(토)  맑음

ㅇ. 산행거리 및 시간 : 도상거리 24.5km / 11시간여

ㅇ. 주요 산행구간:

   죽령(08:30) - 도솔봉(10:52) - 묘적봉(11:49) - 점심(12:46) - 솔봉(13:47) - 싸리재(15:13) - 시루봉(16:20)

    - 촛대봉(16:52) - 저수재(17:09) - 문복대(18:07) - 벌재(19:30)

 

지난 산행에서 악천후와 늦은 시간으로 잇지 못한 비로봉~죽령 구간은 추후로 미뤄두고
만만치 않은 벌재까지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잇지 못한 뒤쪽의 대간길이 마음에 걸리지만,

라즈니쉬는 목적지나 의미, 운명..... 이런 것들에 한번 사로잡히고,
반드시 어딘가에 이르러야 한다는 마음에 사로잡히면, 문제들이 생겨나고, 패배하고 말 것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흰구름처럼 흘러 다니라고 했지요.....

 

언젠가는 빠진 구간으로 흘러 갈 날이 있으리라 생각하렵니다.

 

 

 

 

죽령(竹嶺)은 경북 영주시 풍기읍과 충북 단양군 대강면을 잇는 고개로서
신라의 죽죽이 처음으로 고갯길을 열었고,
삼국시대에 이 죽령은 하늘재와 더불어 고구려.신라가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이며 패권을 다투던 곳이며
조선시대에는 추풍령, 문경 새재와 더불어 영남의 3대 관문으로 사람의 왕래가 빈번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동해안의 죽변과 더불어 우리 나라 대나무의 북방 한계선이라고도 하네요.  
 

 


좌측으로 석간수 샘터, 물맛이 아주 그만이라는데..

 

 

 

 

 

 

 

상고대와 푸른하늘이 잘 어울립니다.  
가지 사이로 삼형제봉과 도솔봉이 보이고..

 

 

 

 

 날씨는 여전히 춥습니다.

 이번 추위가 끝나면 아마도 큰 추위는 없을 거라네요..

 

 

 

불교에서는 도솔봉(천)에 이르는 것이 사바세계 마지막 길이라 여겼다지요.
오늘은 아내와 함께 입니다.

우측으로 형제봉, 뒤로는 제2연화봉 부터 국망봉, 앞쪽에는 묘적봉-솔봉-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펼쳐집니다.
저번 구간 안개로 인해 조망이 없어서 실망했었는데
보상 차원인지 너무도 훌륭한 조망에 행복했습니다.
 

 


모세의 뿔처럼 !!

 

 

묘적봉을 지나
바람이 없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소백산국립공원의 마지막 지점인 묘적령에 도착합니다.

묘적령에서 길을 주의해야 하는데,
봉우리로 올라가는 길과 왼편 우회로인 듯한 두 길이 있는데 양쪽에 표지기가 붙어 있고 길도 뚜렷하여
왼편으로 들어선 대원들은 결국 고항치로 내려가고 마는 불상사가 나고 말았습니다.

 

 

모시골 정상, 남쪽 아래의 모시골 마을의 이름을 따서 부르는 모양입니다.

 

 

 

 

 

 

 

솔봉을 지나고..뱀재를 지나
대간길에 보기 흉한 송전탑이 보이고,
흙목을 향하여 오름을 오릅니다.

 

 

 

누군가 돌탑을 쌓아두었습니다.

 

이렇게 생겼다네요 감각이 있네요 잘 어울리는 것이....

 

 

 그들에겐 정겨운 과거겠지만 나에겐 힘들고 고통스런 현재!!!

 

 

 

 

 

 

배재를 지나고 잣나무 숲이 우거진 길을 지나 급한 오르막을 올라서니 시루봉입니다.

투구처럼 생긴 암릉이 있다고 투구봉인가요?
올라서니 커다란 입간판이 세워져 있고 암릉 두 개가 좌우로 드러누워 있습니다.

 

 

촛대봉, 인위적으로 파손한 것인지 자연이 갈랐는지...
인근 거리에 또 하나의 표지석이 있는 것으로 보아 ???

 

  

하도 높아서 오가는 길손들이 올라가는데 힘이 들어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해서 저수재라고 했다는 저수령.
또는 이 고개를 넘는 외적들은 모두 목이 잘려 죽는다고 하고,
사람들이 두려워 고개를 숙이고 지나갈 만큼 무섭고 험한 고개라는 뜻으로 불린 고개 이름이라는데..
문닫은 휴게소가 을씨년스럽게 다가옵니다.
하긴 대간을 하는 사람들로는 생계가 어려울테니...

여기서 산행을 마쳤으면 하는 생각이 발걸음을 붙잡는지,                 
가파른 오르막이 더욱 힘이 드네요.
아내는 저만치 앞에서 힘차게 오르고 있습니다.ㅠㅠ

 

 

 

어둠이 내립니다.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쳤을 문복대..

지친 발걸음은 무의식적으로 전등이 비춰주는 동그란 길을 밟고,
오르락 내리락 길고도 긴 벌재까지의 고행길을 발바닥과 무릎의 통증만을 느끼며 갑니다.

중청에서 한계령까지 길고도 길었던 2구간 마지막 5Km가 기억이 나네요.....

 

문복대를 지나 1시간반을 더가니 버스 후미등이 보이고 고통도 끝이 납니다.

걱정했던 아내는 오히려 나를 걱정하고 있고....ㅠㅠ

 

다음 구간이 슬슬 걱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