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22구간_큰재_추풍령

산하강산 2010. 5. 11. 08:51

ㅇ. 일시 : 2010년 5월 10일(월)  흐리고 갬

ㅇ. 산행거리 및 시간 : 도상거리 18.2km / 7시간여

ㅇ. 주요 산행구간:

  큰재(08:00) - 국수봉(09:04) - 용문산(10:10) - 작점고개(11:30) - 점심(12:10) -
  사기점고개(13:20) - 금산(14:40) - 추풍령(15:10)

 
재가 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 큰재(320m)에 내려서자
빗방울이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임을 알리는 입간판 위로 한 두방울 내리고 있습니다. 

 


백두대간 상에 있는 유일한 학교인 옥산 초등학교 인성분교를 뒤로하고 대간 줄기위로 들어섭니다.
오늘은 비를 맞을 각오가 되어있는지라 배낭커버만 씌운채 우산만 들고갑니다.

 

 애기나리

 

 은방울꽃

 

서서히 고도를 높여 683.5m봉을 지나고,
경사가 심한 오르막을 오르니 국수봉 정상입니다.

 

 

 


물을 움켜 쥐었다는 뜻인 이 산은 웅산, 용문산, 웅이산 등의 다른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며, 동시에 충북과 경북의 경계이기도 합니다.
구름속으로 지나온 속리산과 대야산, 희양산 등의 암릉이 멀리 보입니다.
 
오른편 길 끝에 시멘트로 조성한 작은 단이 있고,
바로 기우제를 지내던 제단인가?
아침겸 간식을 먹고..

 

 병꽃나무가 피기 시작합니다.

 

 쇠물푸레나무 

 

능선을 진행하여 또다시 힘차게 올리니 용문산 정상.
나뭇가지 사이로 우리나라 최초의 기도원이라는 용문산 기도원 일대가 내려다 보입니다.

 

 

기도 터라는 움막을 지나고...

 

 

 

 

하늘이 맑아지며 초록숲이 진해집니다.
막 피기 시작하는 철쭉이 새로 돋아난 잎들과 어울려 아름답고,

바람에 나무잎들이 소리를 내며 깃발처럼 펄럭입니다.
그리움을 향한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 했던가요?

숲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고자 귀기울이며
한폭의 수채화 같은 길을 조용히 걸어 갑니다.
행복한 순간입니다.

 

 

 둥글레

 

 매화말발도리

 

움푹 들어간 안부인 갈현,
등산로라 하기엔 제법 넓은 오솔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새들이 많고 유기점들이 많았던 곳이라서 이름지어진 작점고개
정상엔 팔각 정자를 비롯한 작은 공원과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서 쉬었다 가기에 좋습니다.

경북 쪽 사람들은 '성황데이 고개', 
충북 사람들은 '여덟 마지기 고개'라고도 불렀다는데...

 

정자에 올라 점심을 먹고,

도로 건너편 능선으로 이어갑니다.
좌우엔 산나물이랑, 고사리가 많이 보입니다.

 


임도를 번갈아 가며 오릅니다.

 

금붓꽃

 

 고비

 

 구슬붕이

 

옛날 사기를 구워 팔던 마을이 있었다는 사기점고개를 지납니다.

또 다시 임도 길을 가다 능선을 지나 502m봉,
우측으로 추풍령저수지가 내려다 보이고. 

 

 

 

산의 절반이 잘려나가 마치 마테호른봉 같은 금산에 올라섭니다.
깎아지른 수직의 절벽이 아찔합니다.
철도용 자갈을 채취했다는데...
자병산과 함께 백두대간에서 가장 심각하게 훼손된 산이라고 말하고 지나기에는 너무나 가슴이 아프네요.
 
아래로 추풍령 일대가 내려다 보이고,
잠깐 내려서니 오늘의 종점입니다. 
 


조선시대에는 부산과 한양을 잇는 작은 사잇길에 불과했던 고개길로 그렇게 주목 받지 못하던 고개가
경부고속도로와 '추풍령'이라는 노래로 다른 높은 고개들보다 분주하고 주목 받는 큰 고개로 변화되었습니다.

경부고속도로가 백두대간을 지나는 유일한 곳이라 그랬는지
'추풍령'노래 가사에는 '구름도 자고 가고 바람도 쉬어 가는 고개'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추풍령은 고개라고 하기보다 평지에 가깝습니다.
얼기설기 얽힌 길들과 철도,
그 사이 사이에 빼곡히 들어선 건물들로 대간길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네요..

구간이 짧아 산행이 빨리 끝이 났습니다.
대간의 보너스 구간이라 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