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낙동7구간_아랫삼승령_OK목장

산하강산 2012. 2. 15. 21:11

산행일자:2012. 2. 14(화)  흐리다 맑음
산행경로: 도상거리 약 17.8km, 실거리 약 23km
  아랫삼승령(08:30) - 학산봉(08:48) - 서낭당재전 중식(~12:03) - 밤낭골안부(12:38) - 독경산(13:17)
  - 창수령(13:44) - 옛성터(14:35) - 울치재(15:06) - 당집(15:23) - 풍력발전도로(16:05) - 하삼의리(16:56)


아랫삼승령 도착

 

 

2년여 만에 올라선 낙동길이 감회가 깊습니다.
빠진 구간들을 채우려 했지만 이렇게 까지 오래 걸릴줄은....
그래서 기회가 있을때 만사 제쳐두고 나서야 하나 봅니다.

 

 

 

 

 

 

 

 

 

 

10여분 급한길을 올라 가짜 학산봉을 지나 688봉인 '학산봉'에 도착합니다.
큼직한 바위가 있네요.

 

 

 

불어오는 바람은 겨울바람의 날카로움이 없어져 부드럽게 땀을 씻어줍니다.
입추가 지났으니 봄은 지척입니다.

 

 

 

 

 

 

 

 

718.4봉을 지나 길게 내려서 옛날 쉰섬이란 머슴이 살아 쉰섬재라는 곳을 지나고
성낭당재 가기전 따뜻한 곳에서 점심을 먹고 갑니다.

서낭당재는 과거에 서낭당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포만감으로 피곤한 다리를 달래며 오른 645봉.
645봉부터는 동고서저 현상이 뚜렷하여 좌측은 절개지 수준의 급사면을 이루고 있는 반면
우측은 완만한 산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쭉쭉 뻗은 울창한 소나무들 사이를 내려서면 밤남골 임도입니다.

 

 

 

 

 

독경산이 바로 앞을 막아 가까운데 길은 자꾸만 좌측으로 돌아 몇 개의 봉우리를 넘어
급한 오름으로 객들의 진을 뺀 다음 보잘것 없는 정상을 보여주네요...
옛날 선비가 이 산에서 공부하였다 해서 이름한다는 독경산,
조망이 좋아 멀리 칠보산과 오늘의 종착지인 OK목장을 점령하고 있는 바람개비들이 보입니다.

 


지루하게 내려서니 창수령.
자라의 목과 같은 형상의 고개라 하여 일명 '자래목이'로 불리는 곳입니다.
잠시 앉아 물한잔 마시고..
남은 거리는 8Km 약 3시간이면 오늘 산행도 끝이 보입니다.

 

 

 

 

오름길을 올라서 몇개의 능선을 넘나드니 울치재,
밤나무가 많아서 율치(栗峙)라는 이름이라고....

 

 

낙동꾼들의 포토존,

 

 

 

청룡의 시그널이 보입니다.

2년전 지나던 동료들의 환영이 보이는 듯...

 

낙동아니면 절대 사진을 찍지 않는 당집,

워낙 소재가 없기에 낙동에서는 훌륭한 사진 소재가 됩니다....

 

 

 

 

퐁력발전기의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머리위를 맴도는 가운데
쉽게 보여주지 않으려는 듯 마지막 힘을 소진하게 만드는 오름이 자꾸만 쉬어가게 하네요.
낙동은 어느 구간이나 마지막까지 남은 힘을 다 반납해야 끝을 보여주는 곳이니...
바람개비 아래로 난 시멘트 포장길을 걸으며 2년만에 돌아온 낙동길
그 한구간을 마친 성취감을 마음껏 느껴봅니다.

 

 

 

 


버스가 올라오지 못해 하삼의 마을까지 20여분 걸어 내려가며,

행복한 기분을 느껴봅니다.

볼 것도 없고 가시와 잔가지들이 사정없이 볼을 후려치고,

끝도없는 작은 봉우리들을 현기증나게 오르내릴 때면

'이 미친 짓을 왜 하나?' 생각도 나지만,

조용한 하산길을 걸을 때 쯤이면 그 모든 것들이 날아가버려

다시 그리워지는 마력이 있는 곳이니

그래서 사람들이 정맥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도 해 봅니다.

 

다음 구간쯤이면 꽃향기가 실린 바람을 느끼지 않을까요?

 

 비 내린 봄 들판

 

一雨洗殘春(일우세잔춘) : 비 내려 잔설이 씻기니

山川面目眞(산천면목진) : 산천이 진면목이 드러난다

爛漫裁減昔(난만재감석) : 남만한 꽃들이 옛 모습 잃고

嫩綠又增新(눈록우증신) : 새싹은 더욱 새로워지고

松嶺嵐猶靄(송령람유애) : 소나무 언덕에 푸른 기운 서려있고

蔬畦碧已均(소휴벽이균) : 언덕의 나물들은 이미 다 파래졌도다

製詩報晴霽(제시보청제) : 시를 지어 갠 날씨 알리니

誰道負良辰(수도부양진) : 누가 좋은 시절 저버렸다고 말할까


    春郊雨後(춘교우후) - 원천석(元天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