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2008년

황석산.거망산_함양

산하강산 2008. 12. 26. 09:52

 

 

 

 

 

 

 

 

 

 

 

 

 

 

일자: 2008.11.22(토) 맑음

산행코스: 거연정-우전마을-황석산성-황석산-거망산-용추일주문(6시간)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

나무들은 모두 옷을 벗고, 뒹구는 그들의 육신들이 아우성 치는 길을 밟고

오늘도 나는 산으로 갑니다.

잠시라도 세속을 떠나고 싶음인지,

아니면 마치 그래야도 되야 하듯이....

 

거창휴게소에서

국수 한 그릇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나서니 여전히 누워있는 미녀봉이 손짓을 하네요..

 

거연정 앞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시작과 더불어 길 주위에 서있는 역사의 흔적들...

거창과 함양땅은 지리적 위치 때문인지 유별나게 역사적 유적이 많습니다.

멀리는 왜적으로 시작하여 근대 빨치산까지....

 

지금 오르는 황석산 역시 '코 베가는 세상’이란 말을 남긴 아픈 역사를 보듬고 있는 산입니다.

임진란에서 정유재란까지 왜장들은 졸개들에게 적을 많이 죽인 자는 포상을 하겠다고 악발을 토했고, 죽인시체 수는 베어 온 코로 셈했습니다.

 

어저께 뉴스에도 나온 동래산성의 20대 여자의 두개골이 날카로운 칼로 잘려진 채

발굴된 모습을 보았지만

힘없는 나라의 백성은 항상 고초를 겪기 마련이지요

작금의 경제 사정을 볼때도

일본의 자금에 우리나라가 먹힌다는 둥..

또 다시 큰 위기앞에 서있다는 것이 정말 짜증이 납니다.

 

예전에 무시하던 키 작은 원숭이들이

이제는 열심히 배워 세계를 호령하고 있음에

우리는 현실을 통감하고

다시 힘을 길러야 하는 세상이지만,

율곡선생의 경고에도 귀 기울이지 않던 버릇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아

정말이지 안타깝네요...

 

그러나,

능선이 피빛으로 물들어도

산은 말이 없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보여줄 따름이겠지요....

 

 

 

거북바위..

 


 

황석산성

정유재란때 조선군이 몰살하면서

성안에 있던 부녀자들이 저 반대편 피바위로 몸을 던진 곳입니다. 


 

샘터는 말라 있습니다.

 


 

황석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군데 군데 밧줄에 의지해 올라야 할 정도로

험준했습니다.

 

 

 

사방으로 지리산 천왕봉, 가야산 상왕봉, 미녀봉, 의상봉, 남덕유, 북덕유산, 금원.기백산 등

명산들이 빼곡히 보이는 자리입니다.

적당히 차가운 바람이 땀을 식혀주어

산행하기엔 그지없는 날씨네요..

 

 

 

 

거북바위 입니다.

 

 

 

 

  

억새밭은 이미 겨울에 접어 들었구요..

 

 

 

 

 

까마귀가 산위를 배회합니다. 

 

 

군데 군데 잔설이 남아있고

낙옆으로 인해 하산길이 미끄러운 것이

이제 길고 어두운 겨울로 접어들었습니다.

다시 올 봄을 기다리며 인고의 시간들이 필요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