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상산_무주
적 상 산
산행일시: 2008. 12. 19(금) 10:00~15:00 맑음
산행코스: 치목마을-송대-안국사-안렴대-적상산-향로봉-서문-서창리 5시간
길 위에서의 생각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전라북도 무주군 적상면 중앙에 있는 산, 높이는 1,034m이다.
덕유산국립공원 지역에 속하며, 4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붉은색 바위지대가 마치 산이 붉은 치마를 입은 것 같다고 하여 적상(赤裳)이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다.
정상은 해발고도 850~1,000m의 평정봉(平頂峰)으로 주봉(主峰)인 기봉과 향로봉(1,025m)이 마주보고 있고,
정상 일대가 흙으로 덮인 토산(土山)이라서 나무숲이 매우 울창하다.
산정이 평탄한 반면 지면에서 산허리까지는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산세가 험준하며 물이 풍부하므로 방어상 유리한 조건을 갖춘 천혜의 자연요새이다.
그 까닭에 적상산성(사적 146)이 축성되었는데,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축조를 건의하였다고 전해진다.
산중에는 안국사(安國寺)와 조선시대에 승병을 양성하던 호국사(護國寺) 등의 사찰이 있고,
장도바위·장군바위·처마바위·천일폭포·송대폭포·안렴대 등의 자연명소가 있으며,
장도바위는 최영 장군이 적상산을 오르다가 길이 막히자 장도(長刀)로 내리쳐 길을 내고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
정상 분지의 해발 800m 지대에는 산정호수(적상호)가 있는데, 양수발전소에 필요한 물을 담아두기 위해 만든 인공호수이다.
적상호 양수발전소 홍보센타
저 넘어로 양수탑이 보인다.
삼베짜는 마을인 치목마을을 산행기점으로 삼고
통제구역이라 미리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전화도 해두고..
갈림길에서
안국사로 향하는 정규코스를 벗어나 날등을 탄다.
저 멀리 무주리조트의 슬로프가 보인다.
12월 중순 인데도 눈이 없어 인공눈만 보인다.
적상산성의 흔적이 보이고...
얼마전에 우박도 내렸나 보다.
우박은 여름에 내리는 것이 아닌가???
등산로가 희미하여 올라오면서 이상했는데,
우리는 결국 입산통제 구역을 지나온 것이다....
전망이 트이고,
아래로는 덕유산줄기와 금원,기백,황석.거망산,
위로는 대둔산,소백군들도 보인다.
안렴대에 올라서니
과연 천혜의 요새답다.
아래는 까마득한 절벽이고 멀리 시계가 트여 방어에 이상적인 성이다.
안국사에 도착
국가의 중요한 자료들을 보관해 둘만큼 안전한 곳이라 그런지
또는 나라의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서
안국이란 말이 쓰였는지 모르겠다.
마침 전날 저녘 여흫으로 인한 숙취로 물통을 빠뜨리고 왔는데
그래서 갈증이 심했었는데
맑고 차가운 우물이 반겨준다.
물 맛을 어디에 비길리오~~
수풀 사이로 적상호가 보인다.
몇년 전 무주리조트 왔다가 자동차로 올라 본 곳이라
내려가기를 생략하고,
안국사 뒤 낙옆이 무성한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적상산의 정상은 통신시설이 점거하고 있어 무의미하고
그 빈 자리를 30여분 거리에 있는 향로봉이 대신하고 있다.
기분 좋은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고
시계마저 너무 좋다.
이것이 정녕 12월의 날씨란 말인가?
시인의 말처럼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가는 것만 같다.
새해엔 부디 좋은 소식만 들을 수 있게 하소서.....
멀리 떠있는 산군들에 기원해 본다.
서창리로 향하는 하산길에 성의 서문을 지난다.
최영장군이 잘랐다는 장도바위,
인물은 신화로 창조되듯이 해가 지날 수록 이야기가 커지는 법,
과메기 무침과 소주로 올해 산행을 마감한다.
다가오는 2009년에도 무사한 산행이 이어지길 기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