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
새해 새 아침
이해인 / 수녀, 시인
새해의 시작도
새 하루부터 시작됩니다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겸손히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아침이여
어서 희망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사철 내내 변치 않은 소나무빛 옷을 입고
기다리면서 기다리면서 우리를 키워온 희망
힘들어도 웃으라고 잊을 것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희망은 자꾸만 우리를 재촉하네요
어서 기쁨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오늘은 배추밭에 앉아 차곡차곡 시간을 포개는 기쁨
흙냄새 가득한 싱싱한 목소리로 우리를 부르네요
땅에 충실해야 기쁨이 온다고
기쁨으로 만들 숨은 싹을 찾아서 잘 키워야만 좋은 열매 맺는다고
조용조용 일러주네요
어서 사랑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언제나 하얀 소금밭에 엎드려
가끔은 울면서 불을 쪼이는 사랑
사랑에 대해
말만 무성했던 날들이 부끄러워 울고 싶은 우리에게
소금들이 퉁퉁 튀며 말하네요
사랑이란 이름으로 여기저기 팽개쳐진 상처들을
하얀 붕대로 싸매주라고
새롭게 주어진 시간
만나는 사람들을 한결같은 따뜻함으로 대하면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라고ㅡ
눈부신 소금꽃이 말을 하네요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설레이는 첫 감사로 문을 여는 아침
천년의 기다림이 비로소 시작되는
하늘빛 은총의 아침
서로가 복을 빌어주는 동안에도
이미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새해 새 아침이여
야간근무라 해를 넘겨 일하고 퇴근하면서 맞이하는 새해 일출,
올 한해도 무탈하고 보람된 해가 되도록 기원합니다.
퇴근후 신년 첫 봉사활동으로 경주남산행,
칠불암
새해 기도하러 온 사람들이 많다.
산정호수를 지나 용장마을로 하산
백종원씨가 다녀갔다는 남정부일기사식당에서 짬뽕두루치기로 점심
저녁은 구룡포수련관에서 새해 첫밤을 보낸다.
1월 둘째날 일출을 보러 구룡포 주상절리에서...
바쁘게 보낸 새해 아침이 꿈결처럼 지나갔다.
올해도 열심히 바쁘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