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산#경주

2018. 6. 9. 14:58산행/2018년

무장산#경주#고독#흐림

 

-.산행일자:'18. 6. 9(토)

-.산행경로: 암곡 - 갈림길 - 무장봉 - 무장사지갈림길 - 탐방센터

 

지방선거 사전투표일,

소백산행을 가려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 보니

자리가 없다.

아침 일찍 선거를 마치고 산으로 간다.

정처없이 떠났지만

나는 무장산으로 향하고 있다.

혼자 걷기 좋은 길이지.....

 

가파른 경사면이 있는 곳으로 돌아서 계곡으로 내려오는 경로로 진행한다.

 

붉은병꽃나무

 

자주초롱꽃

 

그동안 비가 뜸했는지 수량이 적다.

 

 

산머루도 열매가 맺혔고,

 

 

 

뭐가 부끄러워?

 

밤꽃이 냄새를 심하게 풍겨서?

 

 

적막감이 감도는 정상부로 구름이 지나간다.

진한 고독감이 밀려오네......

 

내가 뿌린 고독
                                          나태주 시

내가 뿌린 고독의 씨앗이요
내가 키운 비애의 새싹인데
그 놈들이 나보다 먼저 자라
내 앞길을 막고 섰네
내 하늘을 가리고 섰네.

 

 

 

 

토함산 가는 갈림길,

다시 해볼 수 있을려나?

힘든 산행은 이제 못하겠다.

 

인동초 향기가 그나마 즐겁게 해준다.

 

멀리 포항 구룡포가 보인다.

 

 

정상부는 구름에 덮혀있고,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도종환

 

 

이 숲에 들어설 때마다
내 몸과 마음은 거덜 나 있었습니다.


마음은 사막처럼 모래먼지가 날리고
정신은 지칠대로 지쳐있을 때...

숲은 그런 나를 받아주고,
내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게 하여 골짜기 물로 닦아주고
나뭇잎의 숨결로 말려 주었습니다.


외로움 끝에 찾아오는 고요함을,
적막 끝에 다가오는 평화로움을,
두려움 끝에 찾아오는 맑은 생각을
나에게 주었습니다.

 

지친 그대가 이 숲에 오신다면
숲이 나무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박수를 치며
그대를 받아줄 것입니다.


분주한 마음으로 이 숲에 오셨다가
고요해진 마음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대 혹시 사막에 계시지 않는지요?
한 손에 경전을 들고 일사분란하게
지도자를 따라가면서 불안함을 떨칠 수 없어
다른 손에 무기를 숨겨둔 채 살고 있진 않는지요?

지켜야 할 수많은 계율이 있고
도처에 원수가 숨어 있으며
경쟁과 싸움을 피할 수 없어서
불안하다면 그대는 사막에 있는 것입니다.

 

그대의 발자국 소리를 기다립니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하산길을 재촉해 본다.

 

 

개망초,

외래종이지만

이제는 토종식물인 것 처럼 너무도 흔한....

방울비를 맞으며 일상으로 돌아간다......

 

나는
산에서 큰다

언제나 듣고 싶은
그대의 음성
대답 없는 대답
침묵의 말씀

고개 하나
까딱 않고
빙그레 웃는 산

커다란 가슴 가득한
바위
풀 향기


덤덤한 얼굴빛
침묵의 상자

인자한 눈빛으로
나를 달래다
호통도 곧잘 치시는
오라버니 산

오늘도
끝없이
산에서 큰다.

                          이해인

 

 

'산행 > 2018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공산#하늘정원#비로봉  (0) 2018.07.10
우척봉#내연산  (0) 2018.06.24
현성산#거창#암릉  (0) 2018.06.05
남한산성#광주  (0) 2018.05.28
내연산#경상북도수목원#우척봉  (0) 2018.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