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19. 10:09ㆍ백두대간
백두대간 하늘재-이화령
ㅇ. 산행일시 : 2010. 2.18(목) / 오전 눈 오후 맑음
ㅇ. 산행거리 및 시간 : 도상거리 16.5Km 실거리 약 21.5Km / 14시간30분여
ㅇ. 주요 산행구간:
하늘재(04:01) - 탄항산(05:26) - 평천재(06:01) - 동암문(07:17) - 마역봉(08:59) -
조령3관문(09:29) - 점심(10:45) - 깃대봉(11:18) - 신선암봉(15:13) - 조령산(17:03) - 이화령(18:30)
대설주의보와 함께 하늘재에 도착하니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통제초소 옆 숲길로 들어서며 조금 오르니 하늘재 비석이 보이고
늘상 그렇듯이 부족한 잠으로 인해 휘청거리는 몸을 추스리며
한시간여 눈을 밟고 오르니 일명 월항삼봉이라 불리는 탄항산에 오릅니다.
탄항산은 3개의 봉우리가 서 있다하여 삼봉이라 했으나, 산삼이 많이 난다하여 蔘峰으로 불렸다네요.
경사면을 한참동안 가파르게 내려서니, 평천재
눈은 그치지 않고....
하늘이 밝아 오지만 흐린 날씨 탓에 일출보기는 틀렸네요
부봉갈림길,
시간관계상 부봉은 생략하고,
2년전에 올랐던 부봉 그땐 별 어려움이 없이 오른 기억이 나는데
오늘은 눈과 얼어있는 밧줄로 위험합니다.
마역봉 아래 동암문 갈림길.
약 20여m의 밧줄이 있는 암벽을 통과하고 계단을 지나 능선에 올라서니
조령산과 포암산을 잇는 마역봉 정상입니다.
마역봉은 마패봉이라고도 하는데,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 산을 넘으면서 마패를 걸어놓고 쉬어 갔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라 하네요.
좌측으로 주흘산과 까마득한 바위절벽으로 이루어진 부봉 암릉,
아래로는 문경새재 옛길 골짜기가 내려다 보입니다.
잠시 추위도 잊은 채 비경을 감상하고...
가파른 돌계단으로 된 급사면을 내려오니 우측으로 조령산성이 이어져 있습니다.
오미자 터널을 지나
산이 높고 험준하여 "새도 날아서 넘기 어려운 고개",
새로 닦은 길이라 해서 "새재"라고 불렀다고도 하는 조령 제3관문에 도착합니다.
주막에 인기척이 있고 아침을 버스에서 김밥으로 해결한 탓에
따뜻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동동주와 함께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오늘은 이화령을 지나 백화산까지 이을 계획이었지만
눈이 많이 내린 등로상태로 인해 이화령까지 진행하기로 합니다.
관문 좌측에 말라버린 조령약수가 있네요.
이제 신선암봉까지 위험한 구간이 시작됩니다.
깃대봉 갈림길을 통과
용의 비늘
암릉과 암벽 그리고 밧줄,
누군가 이 구간에만 밧줄이 60여개가 넘는다더니
끊임없이 이어지는 용의 등줄기를 얼어있는 밧줄에 의지하여 용을 쓰다보니
주막에서 점심을 먹었나 싶을 정도로 허기가 지내요...
능선에 올라서면 파랗게 개인 하늘아래 그림같은 풍경이 피로를 씻어주고
바위가 쓰러질까봐~~
밧줄을 잡고 내려서면 볼과 손을 얼리는 바람으로 몸서리치고..
반복되는 암벽들과 싸우다보니 금새 허기가 지고 힘이 듭니다.
수직 구간에서 힘이 빠진 회원이 추락직전까지 가서 모두들 긴장한 가운데
부회장님이 몸을 날려 위기를 벗어나고...
혹시 사고라도 났다면 어떻게 조치할 수 있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안전을 위한 만반의 대비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껸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풍경이 고통을 덜어주네요..
맞은편으로 신선암봉으로 오르는 슬랩이 보입니다.
정상등로인 바위면은 얼어있고 로프도 미끄러워 우회길로 오르니
거기 역시 쉽지가 않습니다.
드디어 신선암봉 정상.
높이가 120m나 되는 화강암 슬랩이 있어 암벽훈련장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앞으로 조령산과 백화산이 보입니다.
건너편 절벽위에는 흔들바위처럼 생긴 바위가 보기가 좋습니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되어 이화령까지 어둡기전에 갈 수 있을지...
또 다시 밧줄, 암벽, 암릉......
체력이 소진되어 사진찍기도 귀찮을즈음에 조령산에 올라섭니다.
앞쪽으로 백화산에서 희양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조망되고 아래쪽으로 이화령으로가는 도로도 보이네요.
넓은 헬기장을 지나고
조령샘에서 시원한 물한잔 마시고..
좌측 내리막길로 가면 20분, 곧장 능선으로 향하면 15분이 걸린다는 이정표를 보고
다 왔구나 생각했는데 15분이 아니라 40여분은 더 내려가니 이화령에 도착합니다.
가장 힘들었던 하루였고,
가장 아름다웠던 하루였으며,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깊어진 하루였습니다.
횟수가 거듭될 수록 대간길이 점점 더 힘이 드는 것은
계절 탓인지, 아니면 한 살 더 먹은 연식탓인지..
누군가 '산이란 세계에 대항할 무기는 의지와 애정'이라 했듯이
대간을 마치겠다는 의지와 자연에 대한 무한한 애정만이
또 다시 다음 구간을 나서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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