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8. 10:42ㆍ백두대간
ㅇ. 일시 : 2010년 3월 17일(수) 맑은후 눈
ㅇ. 산행거리 및 시간 : 도상거리 18.5km(접속거리 포함) / 9시간50분
ㅇ. 주요 산행구간: 이화령 - 조봉 - 백화산 - 사다리재 - 이만봉 - 희양산 - 지름티재 - 은티마을
구간이 위험하고 날씨또한 변덕스러운지라 한차례 산행연기에 구간을 나누어 산행하기로 결정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이화령은 그저 조용하기만 합니다.
얼마전 일제가 붙인 이화령이란 이름을 폐기하고 문경시에서 옛 이름인 이우릿재로 개명하였지만
홍보가 부족한 탓인지 아직도 표지판이나 언론에서 조차 이화령이란 이름이 더 많이 보입니다.
계단길을 올라 숲속을 파고듭니다.
조봉을 지나고..
오후 부터는 눈이 내린다는데 날씨는 아주 좋고 편안한 길이 이어집니다.
백두대간의 중추를 이루고 있지만 바로 곁에 있는 큰 백화산에 가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황학산을 지나고
밧줄을 잡고 내려서 옥녀봉 갈림길을 지나
백화산 정상
남으로 뻗어 내려오던 백두대간이 이화령에서 잠시 몸 낮춘 후 속리산을 향해 치달리기 전에 솟구친 산입니다.
대간의 실루엣이 멋지게 조망됩니다.
병인박해 당시 대원군의 박해를 피해 지친 몸을 숨겼다는 평전치,
그 옛날에는 첩첩산중 천혜의 은신처였습니다.
조금 지난 자리에서 점심을 먹고갑니다.
고사리밭등이라고 부르는 사다리재
비좁은 암릉구간을 올라 곰틀봉에 도착.
옛날 이 산 속에 반달곰이 서식했다네요
지리산에서 인위적인 반달곰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좁은 땅에서 사람들과 비비며 살아갈 수 있을지...
이만봉(990m) 정상
옛날 임진왜란 때 이곳 산골짜기로 2만여 가구가 피난을 들어와 붙여진 이름과
이만호라는 이름을 가진 형제가 이 산에 들어와 살기 시작하면서 생긴 이름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능선봉우리에 오르니 좌측은 희양산, 우측으로 구왕봉이 보이네요.
풍수를 잘 몰라도 명당처럼 보입니다.
희양산성 성터
수많은 사람들이 나름의 꿈을 지키기 위해 피 흘리며 싸웠던 산성은
이제 무너져 덮힌 낙엽위로 바람만 지나고 있을 뿐....
은티재는 백두대간이 구왕봉과 희양산으로 치솟아 오르기 전 생명을 품고 가르침을 베푼 곳입니다.
왼편에 여자의 자궁혈자리에 위치한 은티마을을 품고 오른 편 봉암용곡에 들어선 봉암사가 있습니다.
희양산 갈림길에 도착.
희양산은 대간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지나칠 수가 없죠,
베낭을 벗어두고 다녀옵니다.
일년에 한번 산문이 열린는 봉암사의 모습이 희양산 흰 바위 아래에 주위의 숲에 쌓여 있습니다.
초라하기마한 정상표지석을 보니
몇일전 모든 것을 내려두고 홀가분하게 떠나가신 법정스님이 생각나네요
삶의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며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든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는
미지 그대로 열어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또 한분의 큰 스승을 잃어버림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눈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함박눈으로 바뀝니다.
갈림길로 돌아와 밧줄이 설치된 우측 급사면 암벽지대로 내려섭니다.
계속 가파른 암릉 경사면을 내려서 지름티재
희양산 갈림길에서 지름티재까지는 약 350m의 급사면입니다.
지름티재에는 좌측 봉암사 내리막길과 희양산 방면으로 출입을 금지하는 목책울타리가 설치되어 있고,
특히 봉암사방면에는 일반인들의 통제하기 위해 설치한 간이천막이 보이네요.
희양산 일대는 얼마전 환경단체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란초 군락지를 발견한 곳입니다.
그 외에도 환경부 법정보호종인 천마와 솔나리 그리고 한국 특산종인 꼬리진달래도 대규모로 서식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인 수달 산양 하늘다람쥐 와 삵 담비 등도 발견된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그래서 출입통제를 하고 보호하고 있는 구간이겠지요,
조용히 벗어납니다.
은티마을로 향하는 길
은티마을의 형세가 지리적으로 여성의 성기를 닮은 여근곡이라는 군요..
여근곡에 마을이 있을 경우 여성성이 너무 강해져 음기가 많아지고,
여자들이 바람이 나거나, 남자들이 사고가 나는 등 시끄러운 사건들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양기와 음기의 조화를 맞추기 위해서 남근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설치해 음기를 누르도록 한다는데
눈이 많이 내려 찾기를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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