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22. 12:10ㆍ해외산행
화산은 서안에서 120km 떨어진 華陰 시내에 솟아있는 바위산으로 일명 太華山이라고도 합니다.
넓이가 148평방킬로미터나 되는 바위산으로 크고 작은 38개의 봉우리가 있습니다.
그 중에 화산 정상부는 4개의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고봉 2,160m인 남봉(落雁峰)을 비롯하여
동봉(朝陽峰), 서봉(蓮花峰), 북봉(雲臺峰), 중봉(玉女峰)이 웅장한 자태와 남성다운 기상을 뽐내고있으며
산중의 곳곳에 도교 사원이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2,160미터의 3,999계단을 오를 수 있지만 시간관계로 케이블카를 타기위해
전용 미니버스를 타고 깎아지른 바위 사이를 구불구불 지나 약 15분을 올라 가니 마침내 케이블카를 타는 곳에 도착합니다.
1996년 4월 10일에 준공된 1,554m의 케이블카가 보기만해도 아찔하네요....
케이블카는 800m를 단숨에 올라가 북봉 바로 밑 종착점에 도착하고, 오르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과연 중국의 오악답습니다.
오악(五嶽)은 동쪽 산동성 태산(泰山), 서쪽 섬서성의 화산(華山), 남쪽 호남성의 형산(衡山),
북쪽 산서성의 항산(恒山), 가운데는 하남성의 숭산(嵩山)을 말합니다.
이중 태산은 중국인이 가장 우러르는 산이고, 숭산은 소림사가 있는 산으로 유명합니다.
항산여행(恒山如行)하며 태산여좌(泰山如坐)하고, 화산이립(華山而立)이며 형산여비(衡山如飛)에 숭산여와(嵩山如臥)라’고 했듯이.
즉, 항산은 움직이는 것 같고, 태산은 앉았으며 화산은 섰고, 형산은 날아갈 듯하며 숭산은 누웠다는 말입니다.
화산이 섰다라는 말이 실감나게 천미터가 넘는 수직 절벽을 이루며 하늘로 솟아있는 기세가 대단합니다.
10분 정도 사람의 숲을 헤치고 올라 채니 운대산장이 나타납니다.
그야말로 칼 같은 능선에 산장을 만들어 놓았다. 북봉을 가기 위해서는 다른 길이 없으므로 산장의 문을 지나서 가야 합니다.
길을 낼 수 없으니 바위들을 다 깎아서 계단을 만들어 놓았으며, 절벽 위에 있는 길들이 많아 많은 구간들이 쇠고리 등으로
손잡이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옛말에 “華山自古一條路”라는 말이 있는데 화산에 오르는 데는 오직 한길만이 있을 뿐이라네요...
전체 거리는 그다지 길지는 않은 산이나 대부분의 구간이 계단으로 되어 있고 많은 사람으로 인하여 시간이 지체됩니다.
위를 향해 오르는 길에서 제일 먼저 귀를 비비며 오른다는 찰이애(擦耳崖)를 만났고,
계속 오르니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란 뜻의 상천제(上天梯)가 나타납니다.
이어서 일월암(日月岩), 삼원동(三元洞), 어도(御道) 등을 차례로 지나고,
계단이 끝나니 오운봉(五云峰)이 나타났다. 계속 오르기 위해서는 오운봉 빈관을 지나고, 조금 더 오르니 금쇄관입니다.
거기 바위에 붉은색의 화려한 리본과 자물쇠가 엄청나게 채워져 있고,
길 옆의 웅장한 바위는 아예 전체가 붉은 리본과 열쇠로 커튼을 두르듯이 바위를 가리고 있어 이 또한 특이한 장관입니다.
좌우가 낭떠러지인 웅장한 바위의 등에 만들어 놓은 530개의 계단이 나타납니다.
창룡령(蒼龍嶺), 푸른 용의 등을 닮았고, 화산을 동서로 갈랐고, 이어진 그 앞에는 서봉이 하늘까지라도 오를 듯 당당합니다.
왼쪽 하얀 바위 중간엔 질긴 생명력을 과시하는 소나무가 당당하고,
2,160m의 서봉에 오릅니다.
왼쪽아래는 엄청난 절벽이며 그 멀리는 겹겹의 능선을 배경으로 안개가 머물러 있습니다.
허기를 느껴 가게에서 계란을 사먹고, 시간을 보니 아직 여유가 있어 끝까지 진행하기로 합니다.
화산의 정상인 남봉에 섰습니다.
주위엔 일년내내 마르지 않는 웅덩이도 있네요..
시간에 쫓겨서 동봉쪽으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등산길인 장공잔도에 내려섭니다.
입장료를 받고 안전벨트를 하고 건너야 하는 길인데 아래를 보니 두려움에 엄두가 나지 않아 돌아섭니다.
시간관계로 동봉을 우회하여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돌아와 아찔한 수직강하로 산행을 마감합니다.
다시는 오지 못할 곳이라 눈으로 마음으로 깊이 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