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_공주

2008. 12. 21. 17:19산행/2007년 이전

 

일시 : 2005년 07월 06일 (수)

산행지 : 충남 공주 계룡산 (845.1m)

날씨 : 흐림

 

 

 ※ 시간정리

산행출발 (09:55) => 금잔디고개(1.9 km).남매탑(1.8 km).상신주차장(1.2 km)갈림길 (10:15) => 금잔디고개(1 km).남매탑(0.9 km).상신주차장(2.1 km)갈림길 (10:35) => 동학사주차장.남매탑.상신주차장 갈림길 (10:55) => 남매탑도착 (11:10) =>남매탑(0.3 km).갑사(2.7 km).금잔다고개(0.4 km).관음봉(1.8 km).삼불봉(0.2 km) (11:37) => 삼불봉(775m)도착(11:45) =>중식(11:45~12:30) =>관음봉(816m)도착(13:20) => 산봉식(13:35) =>하산시작(13:40) =>연천봉고개(14:00) 연천봉(740m) (14:10) =>연천봉(0.6 km).갑사(2.0km) 갈림길(14:35) =>갑사(1.0km) 연천봉(1.6 km)갈림길(15:00) => 갑사도착(15:17) =>하산완료 (15:40) 산행시간 약 5시간45분

 

※ 산행후기 ※

산은 늘 우리들 마음 속에서 동경의 대상으로 살아 있다.

진정한 나그네는 자기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 것인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아직 미완의 산객인 나는 가슴 설레이며 산행 전야를 보낸다.

 

산행 예정일인 오늘은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예보가 되어 있어 참가자들이 많이 줄었든 가운데(35명) 날씨는 다행히도 흐림고 비는 오지 않는다.

 

회사견학 안내사원인 회원님께서 회사 방문선물인 스테인리스 거울을 1개씩 선물하여 경석이 생각이 나서 주머니에 깊이 넣어두고.. 모자라는 잠을 보충한다.

 

09:55분 오늘의 산행기점인 상신리에 도착,

장마비로 인하여 등산로를 따라 흐르는 계곡물은 맑고 풍성한 수량을 자랑하며 마치 베토벤의 영웅교향곡을 연상시키고,

빗물로 깨끗해진 주변의 야생화와 푸르른 나무들, 그 사이로 들려오는 벌레들의 노래 소리는 공장소음에 지친 심신을 맑게 해주어 입가엔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이런 것들이 진정 내가 산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청음세심 (淸音洗心: 맑은 소리에 마음을 씻는다)하며 서서히 고도를 높여 남매탑(0.9 km).상신주차장(2.1 km)갈림길에 도착한다. 높은 습도로 인하여 벌써 손수건은 흠뻑 젖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 나오는 「갑사로 가는 길」의 소재가 된 길이다.

그 당시 길과 분위기는 다르지만 아련히 떠오르는 추억은 계룡산을 더욱 정감 있게 만든다

남매탑은 두 개의 석탑이 나란히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원래는 청량사지 석탑이다. 고려시대 작품으로 5층석탑(보물 제1284호)이 오라비탑, 7층석탑(보물 제1285호)을 누이탑이라 한다.

 

 

전해오는 전설에 의하면 수도중인 백제 왕족 한 사람이 호랑이 목에 걸린 뼈를 빼내주어 그 일에 대한 보답으로 여자를 물고 온 호랑이. 같이 살되 서로 범접치 않고 구도에 몰두하여 깨달음을 성취한 것을 기리기 위해 후대인들이 석탑을 쌓았다 한다.

지난번 태풍으로 탑 주변 고목들이 쓰러져 베어졌지만, 남매의 애틋한 사랑의 힘 때문인가 탑 쪽으로 쓰러지지 않아 손상되지 않고 다소곳이 서서 우리를 맞아준다.

11시45분경에 삼불봉 775m에 도착하였다. 삼불봉은 계룡팔경 중 2경으로 천황봉이나 동학사에서 멀리 올려다 보면 마치 세 부처님의 모습을 닮아 삼불봉이라 부른다.

 

아내의 정성이 담긴 중식을 맛있게 먹고 관음봉으로 향하는 자연성능 길로 접어든다.

관음봉에서 삼불봉까지 이어지는 자연성능은 오늘의 하이라이트로서 마루금이 칼날처럼 오똑하게 날이 서고 양쪽은 골이 깊어 짜릿한 스릴과 멋진 사진배경을 제공하는 곳이다.

 

안개가 허리를 지나 산을 넘고, 발아래 까마득한 절벽을 후들거리는 다리로 건너고 관음봉으로 향하는 긴 철계단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산 아래 동학사가 보인다.

 

13시20분경 관음봉(816m)에 도착 바위 위에 드러누워 하늘을 보자, 상승하는 운무가 내 몸을 사정없이 나락으로 내다 꽂고, 기겁을 하고 일어나 앉으니 발 아래에서는 용트림하는 구름이 무섭게 달려든다.

관음봉는 계룡산팔경의 4경으로 관음정에 편안히 누워 하늘에 떠다니는 한가한 구름(閑雲)을 보노라면 우리들의 인생을 새롭게 느끼게 해 준다고 했는데

오늘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산은 늘 거기에 있지만 올 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맞이하여 매번 다녀와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가 이것이 아닐까?

시원한 바람과 변화무쌍한 구름들을 뒤로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저번에 올라보지 못한 연천봉에 올랐다.(14:10) 연천봉은 해발 740m로 계룡팔경 중 제3경이다. 괘청한 날씨에는 아득하게 백마강이 은빛으로 번쩍이며 저녁 노을을 물들이며 낙조가 드리운 모습은 가히 절경이라고 한다.

정상 바위 위에는 수도자 한 분이 정좌하여 명상중이다.

눈치 없는 사람들은 바로 그 옆에서 소란을 피우며 사진을 찍느라 부산한데도 속세를 벗어난 듯 미동도 하지 않는다. 깨달음을 얻으시길~~

갑사를 향해 하향 걸음을 계속한다.

녹음이 짙어지고 습기가 많아 다소 음침하기 까지 한 하산 길은 누군가 산 돌로 계단을 만들어 두었는데, 내려가도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 분이 이런 수고를 아끼지 않았는지 한 걸음 한 걸음이 고맙기도 하고, 사람의 힘이 대단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갑사에는 15:17분경에 도착하였다.

갑사계곡의 단풍은 계룡팔경의 제6경으로 갑사 입구 오리 숲에서 금잔디 고개에 이르는 3km 구간은 푸른 숲과 오묘한 자연의 조화로 빛나는 불타는 가을단풍이 특히 아름답다고 한다.

입구의 어느 한 켠에 “모든 정신상태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마음은 그 모든 것을 만들어 내는 근원이다. 사람이 선한 마음으로 행동하거나 말하면 마치 사람을 따르는 그림자 같이 그에게는 행복이 따른다.” 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산에 올라 땀을 흘리며 건강한 육체를 얻음이 즐거움의 하나이면, 호연지기를 키우며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뜻하지 않게 이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음이 또한 산행의 즐거움이 아닌가?

 

600년 이상 된 정자나무 아래서 수박과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로 오늘 산행을 마친다.

 

'산행 > 2007년 이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이산_진안  (0) 2008.12.21
금원산.기백산_거창  (0) 2008.12.21
금대봉_태백  (0) 2008.12.21
덕항산_삼척  (0) 2008.12.21
설악산_12선녀탕계곡  (0) 2008.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