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5구간_구룡령_진고개

2009. 9. 12. 09:51백두대간

산행일자: 2009. 9.11(금)
산행코스: 구룡령(06:08)-아침식사후 출발 (06:37)-약수봉(07:09)-1280봉(07:59)-마늘봉(08:37)-응복산(09:18)-만월봉(10:08)-

              신배령(10:53)-두로봉(12:26)-점심식사-차돌백이(14:50)-동대산(16:08)-진고개(16:40)
산행시간: 약10시간(점심40분 포함)

 

한 동안 이런저런 사정으로 동참하지 않았더니 벌써 5구간째, 오대산 권역에 들어선 것을 보면 대간을 빠지지 않고 계속 잇는 다는 것이 어렵다고 실감이 나네요
밤 1시에 출발하여 불편한 자리를 몇번 뒤척이다 보니 버스는 9마리 용이 승천하는 기상을 닮았다는 구룡령에 도착합니다.

 

동쪽 산은 이미 불덩이를 토해내 하늘을 달구고 있고, 안개로 둘러쌓인 산들은 가을이 가까워 졌음을 알리듯 청록에서 오묘한 색으로 변해갑니다. 

 

 

 


버스 주변에서 국밥을 먹고 구룡령 비석을 지나 산림전시관 옆의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잘 정비된 계단길과 힘든 오르막을 약 40여분 오르니 오늘의 첫봉우리인 약수봉에 도착합니다.

 

 


동쪽으로 불바라기 약수, 서쪽으로 삼봉약수, 남쪽으로는 명개약수,북쪽으로는 갈천약수 등 약수가 많이 나서 봉우리 이름이 약수봉이랍니다.
 

 


구름 이불이 골을 메우고 구불구불한 용의 등도 보이네요.
동해 푸른 바다 내음과 함께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 좋게 오름 길의 열기를 식혀 줍니다.

 


이어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지고..주변엔 금강초롱꽃이 지천입니다.

 

말굽버섯,

 


1시간여 진행하니 1280봉에 도착하고

 

 

투구꽃, 백두산에 지천으로 피어있던 꽃입니다.

 

 

마늘쪽처럼 생겼다는 마늘봉

편안한 능선 길을 걸으며 그리웠던 숲의 향기를 가슴 가득이 채워봅니다. 
 

 

 

 

응복산 정상에 도착
남으로 뻗어내린 오대산의 산세 눈에 들어오네요, 멀리 다음구간인 선자령 풍력 발전기도 보입니다.

 

주목이 보이기 시작하고

 

 

옛날 어느 시인이 '바다에서 솟은 달이 온 산에 비침으로 만월이 가득하다'고 해서 붙여진 만월봉
제대로 느끼려면 달이 뜬 밤에 올라야 확인이 가능하겠습니다.

 

 

 

잠시 앉아 쉬는 곳에 있던 애기 앉은 부채꽃

 

 

 

또 다시 지루한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면서 입산금지 표지판과 굵은 밧줄로 막아놓은 신배령에 도착
이 부근에 맛이 신 돌배가 많아서 신배령이라지요...

 

 

죽은 고목에서 새로운 나무가 살고있습니다.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아무리 금지 표시와 단속을 해도 기어이 대간길을 이어가는 대간꾼들과 잘 어울리네요 


길은 열어주고 보호구역은 금지하는 방법이 있을텐데 무조건 막기만 하는 안일함에 답답함이 느껴집니다.

두로봉으로 오르는 팍팍한 오름길 좌우에는 다양한 주목들이 아름다운 자태로 피로를 잊게 해줍니다.
주목으로 인해서 입산금지 지역으로 지정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두루봉 정상에 도착하여 날파리들과 함께 점심을 먹습니다.
밥이 맛있는 것을 보니 많이 힘들었나 봅니다.

 

비로봉, 상왕봉, 호령봉, 두로봉, 동대산 이 다섯봉우리의 정상이 평평하여 오대라 하고, 각각을 연꽃 잎으로,
그 중앙 수술자리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위치하게 해 연꽃을 형상화 한 옛 선인들의 지혜가 돋보입니다.

 

 

 

연리지도 있고,

 

 

앙증맞은 노루궁뎅이 버섯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하얀색으로 윤기나는 바위인 차돌백이도 있고, 체력이 소모되는 시점이지만 볼거리가 많아 힘들지가 않습니다. 

 


동대산까지는 2.6Km 오늘의 산행도 끝이 보이네요,

마음에 욕심이 들어가면 위험이 보이지 않는다더니, 노루궁뎅이 버섯을 찾느라 발이 걸려 넘어지고 나서야
평안하고 기분좋을 산길을 한낮 사물에 눈이 멀어 허둥대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만 눈을 떼고 맙니다. 

서둘러 동대산으로 오르지만 힘이 많이 부치네요
쓸데없이 에너지를 소비한 탓이기도 하겠지요...

오늘 최고봉인 동대산 정상에 섭니다.

 


멀리 대관령 풍력발전기 들이 시야에 들어오네요 오후 4시가 넘었습니다.
하산길을 서두르고...

진고개 휴게소

 

 

동료의 손엔 쓰레기가 한가득,

요즘 산행 중 정화활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좋은 현상입니다. 

 

공백기간으로 인해 나름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다음 대간길을 위해서 체력을 더 길러야겠고,

특히 자연을 자연으로 즐길 수 있는 마음역시 길러야 겠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