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25구간_부항령_빼재

2010. 6. 13. 17:13백두대간

백두대간25구간_부항령_빼재

ㅇ. 일시 : 2010년 6월 12일(토)  흐림

ㅇ. 산행거리 및 시간 : 도상거리 18km / 8시간30분여

ㅇ. 주요 산행구간:

  부항령(08:15) - 덕산재(09:58) - 얼음폭포(10:43) - 대덕산(11:31) - 삼도봉(12:08) - 점심(12:50)
  - 소사고개(13:38) - 삼봉산(15:31) - 빼재(16:50)
 

부항령의 삼도봉 터널 오른편 임도를 돌아 삼도봉 터널 위의 이정표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전라도 지방은 비가 내린다지만 여기는 이미 촉촉히 젖어있고 비는 그친 듯합니다.
물을 머금어 진한 녹색으로 덮힌 숲은 기쁨의 빛을 마음껏 발하고 있어
오늘도 기대되는 마음으로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임도 옆으론 돌복숭아가 익어가고
오디도 익었습니다.

 

 

복두꺼비를 보았으니 오늘 구간 무사완주와 그리스전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점쳐봅니다.... 

 

 

 

 

 

 

 

 

 

덕산재
산삼이 많이 나는지...
폐허가 된 건물이 을씨년스럽네요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언제나 사람입니다.
그것을 치료하는 것은 언제나 자연이고,
자연은 스스로 상처를 치료하고 회복시키는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스스로 치료하고 회복하는 능력을 가지지 못한 것은 사람입니다.
그런 자연을 하찮은 인간이 보호하고 치료한다고 난리법석을 떠니 가소로운 소리가 아닌지?
쓴 웃음한번 짓고 지나갑니다.

 

  

대덕산을 오르는 긴 오르막에는 꽃잎을 흩뿌려두어 나그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듯, 

 

 

은방울꽃,
'숲길에선 은방울꽃 내음이 솔곳이 바람 결에 풍겨오고 있었다' 신석정님의 싯구에서 처럼
은은한 향기가 일품이라 하여 향수화라고도 불린다네요
꺽어들고 코에 대니 은은하면서도 강한 향기가 매력이 있습니다.
사진찍고 가기 바빠 냄새맡을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얼음골 폭포,
말그대로 얼음같은 물이 시원합니다.

 

 천남성

 

 약수터는 말라서 물이 나오지 않고,

 

 

 

  

대덕산을 향해 고도를 높혀갑니다.
힘이 드네요..

흔히들 '산은 삶과 같아서 가파르게 오르면 반드시 그만큼 비탈진 길을 내려가야 한다.
 오르는 길보다 내려오는 길이 힘들고 어렵다.'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오르는 것도 힘들고,
내려가는 것도 힘이 듭니다.


단지,
정상에서 느끼는 잠깐 동안의 희열 때문에 힘든 오름길이 금방 잊혀졌기 때문이고
꿈도 미래도 없는 하산길은 더욱 더 힘들게 느껴지겠지요...

정상을 갈망하지도,
밟아 본적도 없는 민초들은 산하를 내 마당처럼 드나듭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들의 행복지수가 수위에 있는 것은
정상에 대한 욕심도 없거니와
오르내림이 당연한 삶의 길이라 생각하는 생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살아가는 길에는 항상 오르내림이 있다는 것
하나만이라도 배워갈 수 있어 좋습니다.

 

 

 

널찍한 헬기장인 대덕산 정상에 섭니다.
안내판에는 「명종 때의 예언가 남사고는 무풍은 무릉도원 십승지라고 하였는데,
예로부터 복지의 땅으로 선망하고 축복을 내린 땅이라 하여 국난이나 천재지변이 생길 때마다 이주해온 사람들이 많았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예로부터 충청도의 연풍, 경상도의 풍기와 더불어 살기 좋은 삼풍 가운데 하나였던 곳이라 전해집니다.
다시 말하자면 첩첩산중이란 말이겠지요
오죽 전란이 많았으면
사람 살기 어려운 이런곳을 십승지라고 했었는지
선조들의 팍팍한 삶이 그려져 씁쓸합니다.

 

 

북쪽으로 민주지산과 석기봉, 삼도봉 등이 보이고,
뒷쪽으로는 다음 구간인 덕유산 줄기가 선명합니다.

 

 

 개불알난초

 

 

 

함박꽃

 

 민백미꽃

 

 

야생화를 따라오니 삼도봉 정상,
우리나라엔 삼도봉이 셋이나 있습니다.
하나는 지나온 삼도 화합의 상징탑이 있는 삼도봉이고,
다른 하나는 경남, 경북, 전남의 경계를 이루는 지리산의 삼도봉이며.
이들 삼도봉과 구별하기 위해 이곳의 삼도봉을 '거창 삼도봉'이라 합니다.
일명 초점산이라고도 하는데,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보니 지나 온 길이 보입니다. 

운무와 어울려 환상적인 조망을 제공합니다.

 

 

 

 

 산딸나무인가?

 

 

 

 

 

소사고개(일명 도마치).
사방이 농토여서 높은 곳이라는 실감이 나지 않네요.
탑선슈퍼에 막걸리가 맛있다는 선답자들의 말에 한잔하고 갑니다.

 

 

 

 

 

 잎은 단풍취 같은데 꽃은 앵초같고...

 

 

삼봉산으로 올라가는 오르막은 대덕산에 비해 훨씬 가파릅니다.

주능선에 올라서면 암릉이 이어지고

 

 

 

 

 

 

 

 
제1봉은 완전히 암봉이고, 조망이 시원합니다.

우회길도 있으나 암릉으로 진행합니다.

 

 

 

 


좁은 공터가 있는 제2봉을 지나니 
삼각점이 있는 삼봉산 정상인 제3봉에 이릅니다.
덕유산 줄기가 선명히 다가옵니다.

 

조릿대와 잡목이 우거진 사이로 내려갑니다.

깊은 숲으로부터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길옆에는 야생화들이 하얀 얼굴로 반겨주고,
시원한 바람이 흐른 땀을 거둬가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꺼내들고 욕심을 내봅니다.
모든 것을 담아가고 싶네요 바람소리까지...

 

 

 

 

 

 

긴 능선으로 이어진 수정봉을 지나 빼재에 도착합니다.

빼재’란 산적들이 잡아먹은 짐승의 뼈다귀들이 고갯마루에 흩어져 있어서
'뼈재'라 하던 것이 경상도 사투리로 '빼재'가 되었다고...

표지석엔 '秀嶺'이라고?
빼어날 수???

월드컵 대 그리스전을 위해 집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