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22. 16:24ㆍ산행/2007년 이전
2006. 9. 12(화) 흐림
이런저런 핑계로 3개월여 산행에 참가하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2년전 비가 와서 포기했던 응봉산 용소골 산행을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선다.
하늘은 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쌀쌀한 바람이 불어 오늘 역시 용소골을 밟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으나, 구름 뒤로 오늘도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은 그런 마음을 불식시켜버린다.
덕구온천 주차장에서 우측 길을 따라 10분쯤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오고, 좌측 언덕이 등산 초입이다.
아름다운 소나무 사이로 달디 단 공기가 내 몸 속을 파고들어 모든 독소들이 배출되는 느낌이다.
응봉산은 이맘때가 되면 그 소나무들이 키워낸 향기로운 송이버섯이 한참 나온다.
미식가들에겐 귀한 음식이며 아픈 사람에겐 영약이 되고, 농부들에겐 무엇보다 큰 수입원이 되는 송이는 우리가 산을 잘 보존해준 대가로 자연이 주는 선물이기에 자연을 더욱 소중히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산이 부드러워 정상까지는 그리 힘이 들지 않으나 흐린 날씨에 습기가 많아서인지 연신 땀을 훔쳐내며 정상에 도착한다.
여왕개미가 분가를 하는지 하늘을 덮은 일개미들과 전쟁을 하며 점심을 해결하고 절대로 가보지 못할 것 같은 용소골로 진입한다.
유명한 설악 12선녀탕에 버금가며, 숨겨져 있던 이 계곡,
실제로 조난당한 사람도 많았고 死者도 거둔것이 한 두번이 아니라는…..
16 km의 안내판과 경고문으로 더더욱 두려움이 커지고….
계곡은 가는 곳 마다 깊고 넓은 소와, 아름다운 바위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경치 구경하고 사진찍으며 물을 건너고 바위에 매달리기를 수 시간하니 몸에 힘이 빠지고 허기가 느껴진다.
작은당귀골의 지류폭포 2곳을 바라보면서 내려가면 제 3용소 가는 갈래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3용소까지는 왕복 20~30분 소요될 것 같은데 올라가지 않았다. 하지만 후회된다.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보러오기 힘드는 장소인데!!!
아래로 내려가는 계곡은 비경의 시작이다. 아직 때묻지 않은 계곡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하지만 쉽게 찾아오기 어려운 것은 바윗 길이요, 계곡의 물이 불어나면 위험하여 사고가 나기 때문이다.
큰 터골 이정표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 이런 이정표가 길을 안내해주니 산행이 수월해진다.
큰 터골을 가보지 않았지만 이곳은 또 하나의 숨어있는 비경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루트가 조금 위험하여 자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제 2용소 내려오는 길은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서 상당히 수월하다.
요강소와 제 1용소를 지나가면 철계단도 보인다.
이젠 큰 비가 오지 않으면 쉽게 건널 수 있도록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어서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갑자기 계곡물이 불어나기 때문에 위험한 장소이다.
용소골과 문지골의 합수점에 다다르니 한숨이 놓인다.
이젠 산행이 끝난 것이나 다름이 없지만 아직도 버스가 있는 곳까지는 6km 정도 더 걸어가야 한다.
[마을의 명물인 두꺼비바위]
하지만 새로이 단장된 덕풍산장과 건물들이 보인다. 그리고 1인당 2000원에 풍곡까지 운행하는 더블캡 포터가 있다.
덕분에 트럭 뒤에서 조금 고생했지만 쉽게 풍곡까지 갈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