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 10:06ㆍ백두대간
ㅇ.산행일자: 2009. 11. 30(월) 흐림
ㅇ.거리 및 소요시간: 21.5Km, 9시간
ㅇ.산행경로:
피재(08:50) - 천의봉(09:42) - 비단봉(10:40) - 금대봉(11:50) - 점심(12:40) - 싸리재(13:18) - 은대봉(14:01)
- 함백산(15:55) - 만항재(16:46) - 수리봉(17:33) - 화방재(17:53)
시인 류시화씨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라고 했지요
대간의 앙칼진 바람이 그리워 새벽에 집을 나섭니다.
밤새 내린 비와 오늘 오전 동해안 비 예보가 있습니다만,
산중엔 눈부신 설화가 피어있겠지요...
빗물이 세갈래로 갈라져 우리의 젓줄이 된다는 삼수령에 섭니다.
쳐진 어깨는 다시 살아나며 대간위에서 힘찬 발걸음이 시작됩니다.
밤에 막 내린 눈인듯 부드러운 눈을 걸으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매봉산은 이 근처 산들의 높이로도 으뜸이며, 낙동정맥을 분기하고,
남한강·낙동강·오십천을 발원케 합니다.
대간길에서 약간 비껴있지만, 옛날 강릉일대 해일이 일어 산봉우리에 매 한마리만 앉을 수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침수되어
이 봉우리의 이름이 매봉산이 되었다 합니다.
원래 이름은 천의봉으로 하늘의 봉우리라는 뜻이라네요,
강줄기와 산줄기를 품어 흐르게 하는 것은 하늘이라는 뜻이라는 것이겠지요..
풍력발전기가 힘차게 돌아가는 바람의 언덕
여기도 표지석이 있습니다.
비단봉.
전망바위 끝에서 조망하면 아름답기 그지 없다고 이름지어진것은 아닐지..
오늘은 하얀 비단을 덮었네요..
우리나라 최고의 야생화 군락지인 금대봉에 도착합니다.
봄에 왔으면 카메라 베터리가 모자랄 정도로 바쁜 곳이지만 눈속에 모두 잠들어 있네요
오염되지 않고 영원하며 지역 주민들이 아름다운 자연으로 인해 풍족한 삶을 이어가길 기원합니다.
바람이 없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통제구역이라 조심조심 내려선 두문동재에는 어김없이 감시원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문제일뿐~~
두문동(杜門洞)은 본래 개성 송악산 서쪽 자락 만수산과 빈봉산에 각각 두 곳에 있었고,
서두문동에는 고려의 문신 72인이, 동두문동에는 무신 48인이 숨어 살았으나, 회유에 지친 조선의 태조는
끝내 그 두 곳의 두문동에 불을 질렀고 그 중 살아남은 일곱 충신이 흘러간 곳이 바로 정선의 고한 땅이었으며
또한 변함없이 두문불출하였다고 두문동이라 합니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지키고자 했던 고귀한 정신이 살아있는 충절의 땅입니다.
- 부운(浮雲,뜬 구름) -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인 것을.
태어남은 어디서 오며 죽음은 어디로 가는가?
태어남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지는 것인데,
뜬구름 자체는 본래 실체가 없나니
태어남과 죽음도 모두 이와 같을진데
한 물건이 홀로 있어 항상 홀로 이슬처럼 드러나
담연히 생사를 따르지 않는구나. ....[나옹선사의 누이]
우리네 산객들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올 기약이 없지만,
역사를 간직한 산하는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세대를 이어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낙동강의 발원지인 은대샘이 있다는 은대봉을 지납니다.
산 밑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긴 열차 터널인 정암터널이 가로 질려있습니다.
주목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하얀 눈과 함께 특유의 카리스마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습니다.
멋진 주목을 촬영 중인 주목형님^^
함백은 태백과 마찬가지로 '크게 밝다'는 뜻입니다.
원래 태백산은 이곳 함백산이라는 설이 있다네요.
오늘은 기온이 그리 낮지 않은데도 젖은 모자가 금방 얼어 버립니다.
싸리재에서 지체된 시간 때문에 서둘러 내려갑니다.
해발 1,330m로 포장도로 중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로 유명한 곳인 만항재를 지나고
군부대 철조망 옆을 지나 지루한 길이 계속됩니다.
하늘은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보름이 가까워 졌는지 하얀 달도 떴습니다.
수리봉을 지나고
조명등에 의지해서 꽃방석고개라는 화방재에 다다릅니다.
어둠으로 아름다운 모습은 볼 수 없네요 다음 구간에서 봐야겠습니다.
다음 구간은 강원도를 벗어나 경상도 땅으로 접어 드네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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