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28구간_복성이재_정령치

2010. 7. 16. 09:29백두대간

백두대간28구간_복성이재_정령치


ㅇ. 일시 : 2010년 7월 14(수)~ 15일(목) 무박산행  흐리고 차차 맑음

ㅇ. 산행거리 및 시간 : 도상거리 28.2km 실거리 약34km / 14시간

ㅇ. 주요 산행구간:

  복성이재(04:00) - 아막산성터(04:22) - 사치재(06:47) - 매요삼거리(07:28) - 고남산(09:18) - 점심(11:20~12:00)
  - 수정봉(13:57) - 노치샘(14:52) - 고리봉(17:36) - 정령치(18:00)


어둠속에 잠긴 복성이재에 도착하여 긴 여정을 이어갑니다.

 

 

 


작년 6월30일 진부령을 출발하여 1년을 넘도록 걸어온 기나긴 길이었지만
길었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구간 구간 시간속에 묻혀있는 이야기들과
끊임없이 새롭게 만나는 생명들의 향연속에서 행복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이슬비가 내리고 있는 아막산성터
신라와 백제간의 격전지로 얼마전 드라마 선덕여왕에서도 아막산성 전투씬이 나온곳입니다.
허물어진 성벽 사이로 천년전의 이야기들이 들려오는 듯합니다.

 

 

날이 밝아오고,
고요한 소나무 숲길을 편안하게 걸어갑니다. 

 

 

  

88고속도로의 지리산 휴게소가 멀리 보입니다.

여기는 산불이 났었는지..

 

 

 

사치재에서 88고속도로를 통과하고
매요삼거리로 길을 따라 이동합니다.

 

 

 

매요리라는 마을 이름은 사명대사가
'마을 사람들의 성품이 매화같이 순결하고 선량할 것이다'라고 말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가 마을은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고, 산과 어울려 아늑하고 아담합니다. 
무수히 많은 대간꾼이 다녀간 매요휴게소
이른 시간이라 눈인사만으로 지나갑니다.

 

 

 
마을을 통과하여 고남산으로...

송신소 밑으로 난 등로를 찿아 나아갑니다.

 

 

 

작은 암릉구간도 가끔 나타나고 산수국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고남산은 태조봉 또는 제왕봉이라고도 부릅니다.
태조 이성계가 고려 말 왜구를 무찌를 때 이곳에 제단을 쌓아 제를 올렸기 때문이라고...
고남산은 전체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죠
하지만 오늘은 볼 수가 없어 아쉽네요

 

 

산불 감시소가 있는 정상에서 총무님이 마을에서 사온 막걸리로 통과의례를 합니다.

 

 

 

 

급경사 사다리와 암릉을 하산

 

 

 


여원재 직전에서 점심을 먹고 갑니다.

 

 

여원재 길 입구에는 운성대장군이 버티고 서 있습니다.
여원재는 이성계가 여인의 꿈 계시를 듣고 왜적에 대승하여 사당을 지어 여원이라 하였고,
여원치란 지명이 생겼다 합니다.
이곳에서 보는 저녁노을이 유명하여 운봉 8경의 하나인 여원낙조라 불리운다네요.

여원치 민박집에서 막걸리를 사두고 기다리고 있다는 연락에 계단을 넘어 민박집으로..

 

 

 

 ㅋㅋㅋ 알바한 인간들은 출입금지랍니다.

주인 아주머니의 화끈한 서비스가 시작되고...

 

 

 

소나무가 보기 좋은 등로를 따라 포만감을 느끼며 천천히 오릅니다.

 


높은 습도로 인해 땀은 쉴새없이 흐르고,

 

 

 


컨디션이 좋지않은 산행대장님의 지친 모습이 안스럽습니다.

뭐 본인도 맛이가기 직전이지만...

 

 애기난초라든가?

 

 

입망치를 지나 힘든 오름길을 땀을 훔치며 오르니 수정봉입니다.

 

 


수정이 나온다는 암벽이 있어 수정봉이라 불리워졌다네요.
정상에는 조망은 없고 소나무와 산수국이 반겨줍니다.

 

 

하산하는 중에 하늘이 조금씩 밝아 지더니 지리산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반갑다!! 너를 보기위해 일년을 넘게 깨지며 터진 다리를 끌며 걸어왔구나...
만감이 교차합니다.

 

 

 

 

 

시원한 노치샘물을 마음껏 들이키고 나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노치마을은 백두대간이 마을을 통과 하는 곳입니다.
'갈대 노(蘆)'에 '언덕 치(峙)'를 썼으니 '갈대가 많은 언덕'이라는 뜻이겠지요.
마을 직전의 당산에는 큰 아름드리 소나무가 4그루 줄이어 서있고,
백두대간이 마을로 통하니 만큼 1년에 한번씩 백두대간 산신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이제 지리산권으로 들어섭니다.
1,000고지가 넘는 웅장한 산세가 눈앞을 막아서네요.
다음 구간이 기대됩니다.
 

 

 

 


마을길을 따라 30여분 넘게 아스팔트로 된 지루한 대간길이 어느 길보다도 힘이 듭니다.
논길이라도 대간길을 따로 정비해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큰고리봉 오름 초입에서 600m의 고도를 극복해야 하므로 간식과 함께 마음을 추스립니다.

 

 

 


간간이 햇살이 비치고 바람은 없어 더위와 함께
이미 지친 몸은 한걸음 한걸음이 고통스럽네요

 

채근담에 있는 한구절을 생각해봅니다.

편안함만을 추구하지 말라

 

일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마음이 흡족하다고 해서 기뻐하지 말라.


오랫동안 편안한 것을 구하지 말고
처음부터 곤란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毋憂拂意 毋喜快心 毋恃久安 毋憚初難.
무우불의 무희쾌심 무시구안 무탄초난.


큰고리봉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앞으로 가야할 만복대가 우측으로 보이고,
좌측으로 세걸산, 팔랑치,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입니다.

빨치산과의 전투흔적인가 사용하지 않은 실탄이 아픈 역사를 보듬고 있습니다.

 

 

 

 

내려다 보이는 정령치에는 타고온 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13시간으로 예정했던 시간이 더위로 인해 1시간이나 지연되었습니다.
대간은 끝나는 순간까지 편치않게 할 듯...

 

돌아오는 길에는 폭우가 내립니다.
52Km이상 가야하는 다음 구간이 기대반 걱정반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