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최종_정령치_성삼재_천왕봉

2010. 7. 30. 10:27백두대간

백두대간29구간_정령치_성삼재_천왕봉


ㅇ. 일시 : 2010년 7월 27(화)~ 29일(목) 1박3일  흐리고 비

ㅇ. 산행거리 및 시간 : 실거리 약40.9km / 18시간여

ㅇ. 주요 산행구간:

  7/28일: 정령치(02:42) - 만복대(03:34) - 성삼재(05:32) - 폭우로 공원내 입산금지
  7/29일: 성삼재(01:33) - 피아골3거리(03:58) - 노루목(04:39) - 삼도봉(05:06) - 토끼봉(06:02) - 연하천대피소(09:04)
            - 영신봉(11:25) - 세석대피소(11:32) - 장터목대피소(13:50) - 제석봉(14:11) - 천왕봉(14:50) - 중산리(17:00)


대간의 마지막 구간
이른 새벽 고요한 정령치에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성삼재에서 다시만나기로 하고 비옷만 걸치고 만복대로 향합니다.

 

 

 


어둠속에서 곰이 출현하는 곳이라 긴장을 하며 진행하니 만복대에 다다르고

 

 

 

 

 


작은 고리봉을 지나니 저 너머로 성삼재의 불빛이 보입니다.
성삼재에는 먼저 도착한 일행들의 집중호우로 국립공원 입산이 통제되고 있다는 말에 인근 구례로 이동하여
찜질방에서 대기합니다.

세석에서 1박을 하고 진행하려던 계획이 차질이 생겼습니다.

저녁 만찬용 고기와 막걸리가 나오고 비오는 아침부터 무료한 시간들을 잔치로 대신합니다.
광양 백두팀이 축하차 홍어와 막걸리등을 가져와 분위기는 무르익어지고...
과음한 탓에 저녁까지 잠이 들었나 봅니다.

호우주의보는 해제되고 산행이 가능하게 되어 밤12시 경 출발합니다.

거리가 긴 탓에 원래계획인 대원사가 아닌 중산리로 하산을 결정하고..

 

 


시간 관계상 입산가능 시간인 03시 이전에 성삼재를 들어서서
중산리까지의 긴 종주구간을 시작합니다.

 

 

노고단에는 안개로 인해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네요

 


돌바닥 길과 흙길을 번갈아 걸으며 피아골 길이 갈리는 능선 삼거리를 지나 임걸령 그리고 삼도봉에 올라섭니다.

바짓단으로 스며든 물이 신발속을 적셔오기 시작합니다.
장거리를 걸어야 하는데 걱정이 됩니다. 

 

 

 

화개재로 내려서 긴 오름 길을 지나니 날이 밝아오며 토끼봉에 올라섭니다.
비에 젖은 능선엔 원추리꽃들이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고
곳곳에 설치해둔 반달곰주의 표지들이
좁다란 산죽길을 통과하는 발걸음을 바쁘게 합니다.

 

 

지리산의 본래 이름은 지리산(智利山)이라죠.
이것은 대지문수사리보살(大智文殊師利菩薩)에서 '지'(智)자와 '리'(利)자를 따온 것이랍니다.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현신한 문수보살의 지혜가 있는 산이라는 의미이고. 그 지혜를 얻은 산이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워지는 산'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나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길 바라봅니다.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사람이 없을 것만같던 산중에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위해 분주합니다.
늦은 진행관계로 아침식사가 늦어져 아내와 동료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먹는둥 마는둥 식사를 마치고 시원한 샘물을 수통에 가득 받아들고 벽소령으로 향합니다.

 

 

 

 

  

비에 젖은 기암들이 있는 것을 보니 형제봉인듯

 

 

벽소령대피소를 지나치고...

평평한 흙길이 편안해야 하지만 비로 인해 물이 고여 진행이 더디기만 합니다. 
비에 젖은 몸이 서서히 지쳐가나 봅니다.

 

 


천왕봉도 선비샘도 덕평봉도 보지 못하고 그저 나아가기만 합니다.


나무계단 길을 올라 칠선봉에 서자 장터목대피소가 언듯 보입니다.

 

 

 

 

 

 

칠선봉에서 바라다본 영신봉 주위의 거암들이 아름답습니다.
영신봉은 낙남정맥이 시작되는 곳이고 물길이 낙동강, 섬진강, 금강으로 나뉘는 지점입니다.

깎아지른 암봉을 계단 길로 올라서자 지나온 연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길 왼쪽 위 영신봉은 출입금지 구간이고 몇년전 오른적이 있어 세석대피소로 내려가 점심을 먹습니다.

과거 이현상의 남부군이 토벌대에 포위 되어 몰살당했던 피비린내 나던 역사의 현장인 세석고원은
아픈 역사를 품은 채 너무도 평온함만이 감돌고 있습니다.
구상나무를 정성껏 심어두고 지나칠 정도로 많은 시설물이 공단의 노력을 대변합니다.

 

 

 

 

 

 

 

 

  

촛대봉에 오르자 하늘이 조금 보이네요
저 아래로 세석산장의 모습, 뒤로는 가야할 천왕봉의 모습도 언듯언듯 보입니다.

제석봉 고사목 군을 지나고,


안타까운 풍경이지만 자연은 불에 탄 깊은 상흔들 조차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하늘을 오르는 문인 통천문을 지나 천왕봉에 섰습니다.
대간을 시작한지 1년여..
노력의 열매는 달다더니 참으로 기분이 좋네요
함께해온 사람들과 여러 여건이 잘 맞아떨어져 완주를 할 수 있었슴에 감사했습니다.

이제는 돌아가서 쉬어야 할 시간입니다.
안개비가 땀을 적시고
법계사에서 들려오는 목탁과 염불소리가 긴 여운으로 남습니다.

 

 

함께했던 청룡여러분 즐거웠고,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