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8. 16:38ㆍ낙동정맥
구간 : 오룡고개 ~ 아화고개(28km)
날짜: 2009.2.17(화) 맑음
주요 구간 및 산행소요시간(10시간27분소요)
오룡고개(07:23)-삼성산갈림길(08:04)-시티재(09:00)-호국봉(09:39)-어림산(11:36)-마치재(12:08)-남사봉(13:24)-한무당재(14:08)-관산(15:58)-만불산(17:47)-아화고개(17:50)
한 몇일 따뜻한 기온에 이번 산행에선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밀어닥친 한파로 잔뜩 웅크린채 버스에 올라 출발지인 오룡고개에 도착합니다.
일본에서는 꽃샘추위를 진짜 꽃을 시샘하는 추위다 해서 '하나비에'라고 한다지요....
이는 어찌보면 대자연이 사람들의 얄팍한 마음을 저울질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람이란 것이 제 아무리 지혜롭다 해도 대자연을 함부로 얕잡아 보다가는 큰 코 다칠 것이라는
경고같기도 하고,
도무지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경제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참사들,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성 발언 등등..
이런 흉흉한 속세를 떠나 산속에서 만큼은 봄꽃과 함께 희망을 보고싶은 욕심이 크나 봅니다.
모교는 인생의 나침반이라든가요?
아련한 그리움들이 밀려듭니다.
안강휴게소에 도착하여 길을 조심스럽게 건너 들머리의 리본을 보고 진입.
한국프리텔통신시설을 지나 호국봉에 다다릅니다.
우측사면으로는 영천호국원이 내려다 보이네요
저번 구간의 너덜과 급경사 내리막에 비하면 오늘은 산보하는 수준이어서
누군가 '낙동의 보너스 길'이라 했듯이 이제부터는 고도차가 별로 없는 길이 계속됩니다.
숲에 가려 전혀보이지 않던 시야가 처음으로 터져 잠시 멈추어서 저수지를 바라봅니다.
군사시설인지 철조망이 계속되고...
임금이 다녀갔다는 어림산에 도착하니 11시 35분입니다.
경주시가지와 포항, 그리고 영천이 돌아가며 조망되는 것이 다스리는 지역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임금이 오르셨을까요?
경주시 현곡면과 영천시 고경면의 경계인 마치재에 도착합니다.
건너편 무덤가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양지바른 곳이라 따뜻했지만 한번씩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손을 얼리네요..
식사후의 힘든 오름길을 올라 남사봉에 도착합니다. 가까이 인내산이 솟아있으며, 남쪽 구미산으로 이어지는 경주시 현곡면과 서면 경계능선도 뚜렷하게 이어져 보입니다.
산중에 넓은 잔듸밭과 전원주택?
궁금한 점이 많지만 눈길한번 주고 계속진행합니다.
도로라고 하기엔 어설퍼보이는 한무당재에 도착, 할미당재 또는 청석재로도 불립니다.
저기 앞쪽으로 관산이 보입니다.
관산으로 오르는 등로는 가팔라서 미끄러지기 쉬워 조심해야 합니다.
묘지위에 삼각점을 박아두었습니다.
등로 옆의 주인없는 새집엔 파아란 그리움이 묻어나고...
퀴퀴한 닭똥냄새가 진동하고 시끄럽게 짖어대며 따라오는 강아지를 피해 건물을 돌아 시멘트도로를 한참 따라 가니
우측 산등성이로 올라가는 시그널이 펄럭입니다.
짐승을 잡기위한 올무가 보이네요 오른쪽으로는 쓰레기가 가득한 공장이 보이고,
속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자연에 행한 것들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해가 지고 있는 하늘에 만불사의 거대한 입상이 우뚝 서있고, 저 아래는 차들이 빠른속도로 질주해가고 있는 4번국도와 만납니다.
10여시간의 긴 산행이었지만, 그렇게 힘이 들지 않은 것은 고도가 낮아서라기 보다는 산속에 오래 머물렀다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하렵니다.......
그리고,
바닥의 아픔을 보살펴 주시고 절대권력앞에서 분연히 맞섰던 그분이 오늘 우리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우리 시대에 함께 했던 큰 별을 또하나 잃음에 서러움이 북받히네요
동 시대에 함께 할 수 있었음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부디 천국에서도 이 혼란스런 나라를 위해 기도해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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